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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숨결을 품은 고찰, 밀양 표충사

여행전도사 김태형 2025. 5. 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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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의 깊은 산자락, 영남알프스의 한 자락을 품은 표충사(表忠寺)는 입구에 들어선 순간 개인적으로 고즈넉하다라는 뜻을 모르는 사람도 "고즈넉하다" 라는 표현과 감탄을 자아내는 사찰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표충사는 찬란한 불교 문화는 물론, 호국의 정신과 조선의 역사까지 간직한 잘 알려져있지 않은 문화유산의 보고입니다. 천천히 걷다 보면 고요한 산사의 정취와 더불어 전통 건축의 정교함, 그리고 역사 속 인물들의 숨결이 서려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표충사 가는 조용한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맑은 물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단아한 일주문. 마치 세속을 떠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턱처럼 느껴집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단청의 오묘한 색채와 조화를 이루는 전각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그 곁에는 세월을 품은 듯한 오래된 고목들과 석등, 종각, 그리고 넓은 마당이 포근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표충사
표충사의 고즈넉함과 포근한 모습은 일품이다.

표충사의 유래와 역사

표충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본래 이름은 죽림사였으나, 조선 중기 임진왜란 당시 큰 활약을 했던 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조선 영조 28년(1752년) '표충사'로 개칭되었습니다. ‘충(忠)을 드러낸다’는 이름처럼 이곳은 호국불교의 상징적 공간이 되었습니다.

특히 표충비(表忠碑)와 표충서원(表忠書院)이 함께 위치해 있어 사찰과 서원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 구조를 이루며, 불교와 유교가 조화를 이루는 보기 드문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표충사
기와의 유려한 곡선과 나무 기둥의 단아한 아름다움이 파란 하늘과 조화롭다

 

표충사
뒤로 펼쳐진 영남알프스의 능선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 같다

문화재적 가치와 건축적 특성

표충사는 다수의 문화재를 품고 있습니다. 표충사 표충사적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7호)는 서산대사의 공훈을 기리는 비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표충사 삼층석탑, 부도탑, 서산대사 영정(보물 제1500호) 등 다채로운 문화재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큽니다.

사찰 건축은 전통 목조건축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특히 대웅전은 다포계 양식의 전형으로, 공포의 배열과 처마의 곡선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 전통 건축의 미감을 잘 보여줍니다. 단청의 색채 또한 절제된 화려함을 통해 수행 공간으로서의 품격을 느끼게 해줍니다.

표충사
수백년 세월을 지켜온 사찰은 묵묵하지만 숨 쉬는듯 하다
표충사
연꽃 문양이 새겨진 덩그러니 박혀있는 막새들은 마치 햇살에 반짝이는 작은 꽃과 같아 보인다

 

표충사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냅니다. 봄에는 벚꽃이 사찰 경내를 물들이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 숲길과 계곡이 청량감을 줍니다. 가을엔 단풍이 붉게 물들며 고찰의 분위기를 한껏 더하고, 겨울엔 눈 덮인 대웅전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다가옵니다.

아쉽게도 당일에는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해가 지면서 서서히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더욱 고즈넉해지는 표충사. 그 순간, 내 마음도 고요해짐을 긴 시간 멈춰서 충분히 느끼며 아쉬움을 뒤로한채 나서게 되었습니다.

  • 주소: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
  • ⏰ 관람시간: 일출 ~ 일몰
  • 💡 입장료: 무료
  • 🧘‍♀️ 인근에 위치한 식당에서 표고버섯전은 반드시 먹어봐야할 별미, 인근 얼음골 케이블카, 둘레길과 연계하면 알찬 코스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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